[한국 디자이너, 캐나다 개발자가 된 이야기] (4)스타트업 개발자로 첫발, 잃은 것과 얻은 것.

[한국 디자이너, 캐나다 개발자가 된 이야기] (3)국비지원으로 개발자 공부 시작하기, 개발자로 첫 회사 취직하기.

[한국 디자이너, 캐나다 개발자가 된 이야기] (3)국비지원으로 개발자 공부 시작하기, 개발자로

 

말해 뭐하냐만은, 스타트업은 빡세다.

하지만 여러모로 나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줬고,
또 개발직의 다양한 면모를 봤다는 점에서 스타트업 경험도 나쁘지 않았던것 같다.
문제는 스타트업이 아닌, 스타트업 개발 환경에 무지했던 나다.

나는 개발만 할 수 있음 좋아! 경력만 쌓을 수 있으면 좋아! 라고 간단하게 생각하고 처음 이력서를 넣어서 붙은 직장과 채용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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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직 병아리 🐤

처음 간 스타트업은 전체 직원이 10명 정도였는데,
개발자는 나 포함 4명이었고,
나머지는 마케팅쪽, 기획쪽 디자인쪽 직원들이었다.
회사는 외주업체였고, 이미 만들어 놓은 Boilerplate (틀)을 사용해서 다양한 웹사이트들을 찍어내는 (?) 회사였다.

따라서 처음 개발직을 시작했는데 내가 보고 배울 동료는 2명 뿐이었고,
그 두명도 자기일 하느라 바빠서 나를 가르쳐준다거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나는 주니어 개발잔데, 들어오자마자 경력직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 번번히 발생했다.

이를 극복하고자 퇴근하고 매일 최소 2시간씩 공부했다.
회사에서 쓰는 코드베이스를 보고 또 보며 이해가 안 되도 억지로 이해해 보고자 노력했다.
팀리드한테 물어보기 전에 내가 먼저 2-3시간 정도를 알아보고, 정 이해가 안가면 퇴근 후에도 눈이빠져라 코드를 들여다보고,
질문 목록을 작성해서 한번에 쭉 물어봤다.



여기서 내가 배운 팁을 드리자면,

처음에 개발직을 시작할 때, 하나하나 다 물어보기 보단, 어느 정도 스스로 해결해보려고 노력한 후에 사수에게 질문하는 것을 권한다.

사수도 세상의 모든 시간이 있는 사람이 아닐 뿐더러,
이렇게 노력함으로서 본인 실력 업그레이드 + 학습능력이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도 챙길 수 있다.
스스로 찾아보려고 노력하는 시간은 최소 30분에서 2시간정도가 적당한 것 같지만
이는 눈치를 통해 그 회사 분위기를 맞춰가기를 바란다.
아무리 찾아도 모르면 반드시 질문거리를 정리해서,
질문할 때 생각정리가 되어있는 상태로 일목요연하게 질문할 수 있어야 사수도 가르쳐 주기 편하다.

우리말 속담에 미운아이 떡하나 더준다지만,

개발직에선 눈치있게 질문 잘하는 개발자가 떡하나 더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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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6개월 차...🐥

다행히 학습능력이 나쁜편이 아니어서 6개월차 쯤에는 슬슬 여유도 부릴 수 있게 되었는데,
그렇게 되기까지 나는 거의 매일 밤 10시에 퇴근했고, 어쩌다가 한번 정시퇴근이라도 할라치면 그날부터 그 다음날까지 눈치에 시달려야 했으며,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스트레스와 업무 압력에 얼마나 시달렸는지..
샤워할 때마다 머리가 뭉텅 뭉텅이씩 빠졌다.

머리카락과 함께 내 정신력도 뭉텅이씩 떨어져나가는 느낌이었다.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하루에 적어도 세번씩 들었다.

ST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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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차...🐓 꼬끼오 흉내를 낼 수 있게 됨.

이제 Javascript를 꽤 깊게 이해하고, 내가 사용하는 Framework들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되었으며,
AWS 서버 구축 같이 엄두도 안났던 업무도 알음알음 찾아 할 수 있게 되었다.

일은 계속 힘들었다. 업무량이 많았고 5일중 3일은 야근이었다.
업무량이 많은 건 둘째치고, 내가 열심히 한 업무에 대한 인정도 없어서 더 허무했다.
내가 한 일을 인정해 주는 말이라도 들었다면 힘이 났을 것 같다. 야근량도 많은데...

그래도 그냥 그렇게 계속 버텼다.
힘들다고 그냥 그만 둬버리면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경력" 을 쌓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경력이 있어야 나중에 더 좋은 회사를 갈 수 있고, 1년 미만의 단기 경력을 이력서에 남기고 싶지 않았다.

해외든 한국이든 1년 미만의 짧은 경력은 "끈기 없는 사람" 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이력서에 아예 쓰지도 않는게 좋다. 내가 개발직에 몸담았다, 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2년에서 3년 한 회사에서 경력을 쌓을 것을 권한다.

 

문론 너무 힘들어서 더이상 버틸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직해야지 뭐 별 수 없다.

나의 경우 그 한계가 2년이었다.

(다음 글에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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