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자이너, 캐나다 개발자가 된 이야기] (1) 취업하기 싫은 디자이너

 

안녕하세요, 현재 캐나다 밴쿠버에서 4년차 개발자가 되어가는 M입니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비전공자였던 제가 어떻게 개발자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한국 경력을 거쳐 캐나다 대기업에서 일하게 되었는지 경험담을 써보고자 합니다.

 

이야기가 길어서 여러 편이 될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제가 할 얘기는 순전 저의 경험에서 비롯된 얘기이고, 

처음 개발을 시작할 때의 제 모습을 다시 되돌아보며 작성했습니다.

혹시나 저와 비슷한 꿈을 가진 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편하게 하, 다 체로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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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5년 전, 막 대학교를 졸업하고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괴로워하던 나 스스로에게,

5년 뒤에 내가 캐나다 대기업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을 거라고 했다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을거다.

대학교 졸업했을 때  나는 목표도 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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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나는 소위 SKY 대학의 디자인관련 학과를 졸업 했다. 👩🏻‍🎓

한국의 치열한 입시 경쟁을 뚫고 들어간 대학,

디자인을 너무 하고 싶어서, 정말 고생해서 합격한 학과였지만

생각보다 적성에 맞지 않았다.

 

내가 만든 작품은 전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추상적인 디자인의 세계를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디자인을 평가하는 기준도 내 생각에 너무나도 주관적이고,

어떻게 한 것이 잘한건지 못한건지 확실히 평가할 수 있는 체계가 없는 것이 싫었다. 

열심히 노력해서 간 학교에서 적응을 못하자 나는 방황했고,

 학점은 바닥으로 내리꽂혔다. 👎

 

교수님들도 나를 포기한 것 같았다.

(이때 수업에 제대로 집중 못했던게 죄송하다. 교수님들도 가르치느냐고 고생하셨을텐데...)

수업시간 내내, 이 생각만 머리에 맴돌았다. 

내가 지금 이걸 왜 배우고 있지,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그 중 컴퓨터 공학 디자인 융합 수업에서 컴공과 교수님과 조금 친해졌는데,

그 때 사이드 프로젝트로 C 코드를 조금 만져보며

"아 이런것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학과 수업 중 그나마 내가 적성에 맞고 뛰어났던건 3D 모델링과,

이 때 디자인에 곁들여서 조금 했던 코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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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내가 무엇을 더 잘하는지, 이때부터 어렴풋이 알게 됐던 것 같다.

 

나는 정해진 답이 없고 창의적인 작업보다는

딱 떨어지고, 답이 명확한 작업을 더 좋아했고 잘했으며,

특히 "Trouble shooting"(혹은 디버깅) 을 정말 좋아했다. 

 

시스템 안에 문제가 있으면 그것의 근본 원인을 찾고 해결하거나,

시스템을 더 나은 방향으로 설계하는 행위가 좋았다.  

 

 

 

대학 때 만들어본 모델링들...

이때 3D 모델링이 너무 재밌어서 사실 3D 모델러 혹은 애니메이터가 될까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때는 그냥 생각 뿐이었고, 진짜로 개발자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해봤었다.

전공생이 아니면 일을 구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었고,

그냥 코딩을 좋아하는 것과, 개발자가 되는 것은 아예 별개로 느껴졌다.

또, 고생해서 얻은 명문대 학교 이름을 다 버리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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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디자이너직 면접을 보러 다녔다. 

 

사실 면접을 보러 다니고 싶지도 않았다.

자소서에도 하나도 쓸 내용이 없었다.

뭐 다들 지어 쓰는 자소설이라지만, 그래도 너무 할말이 없었다.

 

속담처럼 머리는 여기에 있는데,

마음은 콩밭에 가있었다. 

 

아예 멋진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의욕 자체가 없었다. 

동기들은 한달, 두달 정도 열심히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서 삼성, 현대 같은 대기업에 척척 붙는데

나는 계속 방황 중이니 답답했고, 

 

이런 마음가짐이니 당연하게도,

그나마 면접까지 간 인터뷰에서 번번히 떨어졌다. 

이 때가 내 인생에서 조금 깜깜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 때 지원한 회사만 10군데가 넘는데, 전부 서류 광탈하고 2군데에서 면접 기회가 있었고 이마저도 탈락했다.

 

자존감이 곤두박칠 쳤고, 부모님이 하지 말라는 디자인 전공하고,

실망시켜드리고 학비만 낭비한 것 같아 너무 죄송했다. 

 

 

이때 정말 울고싶었다...

 

 

다음편에 이어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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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이야기

 

[한국 디자이너, 캐나다 개발자가 된 이야기] (2) 미국에서 디자이너직을 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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