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자이너, 캐나다 개발자가 된 이야기] (3)국비지원으로 개발자 공부 시작하기, 개발자로 첫 회사 취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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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자이너, 캐나다 개발자가 된 이야기] (2) 미국에서 디자이너직을 구하다.

[한국 디자이너, 캐나다 개발자가 된 이야기] (2) 미국에서 디자이너직을 구하다.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마음이 살짝 울적했다. 

사랑하던 뉴욕을 떠나 다시 미세먼지와 눈치사회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답답했지만

한편으론 이제 월세 안내고 마음껏 공부하면서 직업을 전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했다.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설렘보다는 걱정과 불안이 첫째였던것 같다. 

 

부모님은 먼길을 온 딸을 반갑게 맞아주셨지만, 

내가 다른 직업을 선택하겠다고 하니 냉대하셨다. 

 

"여자에게 제일 좋은 직업은 선생님이야, 여자는 결혼만 잘하면 돼."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셨던 아버지였기에 별로 놀랍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 여전하시구나 역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다른사람의 얘기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창창한 이십대 중반, 밝은 미래를 전부 버리고 새로운 길로 가겠다고 마음먹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건 나의 얘기였다. 

내가 어떻게 느끼고,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하고싶은지가 가장 중요했다. 

지금을 지나쳐버리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 때 나에게 "넌 안될거야" 하는 말들을 전부 듣고 무시하고 태연하게 내 길을 걸어간 스스로가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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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첫번째로 내가 한 일은, 국비지원학원을 알아본 것이었다. 

겨울에 한국에 도착해서 2018년 1월에 바로 등록할 수 있도록, 시간을 허비하지 않게 잘 계획을 세워야했다. 

때마침 한국에는 코딩 붐이 불고있어서 나라에서 국비로 학원을 지원해주는 획기적인 제도가 있었다. 

1년에 200만원 가까이를 지원받을 수 있었는데, 구청에 가서 알아보니 나에게 맞는 교육이 여러가지 있었다.

 

국비지원학원을 신청하려면, 먼저 자신이 거주하는 구의 고용센터 혹은 고용노동부에 찾아가서 내일배움카드를 신청해야 한다.

고용센터에서 담당자를 지정해주면, 취업에 도움을 주는 강의를 수강하고 내일배움카드를 받을 수 있다. 

 

 

출처: https://www.hrd.go.kr/  여기서 지원 가능한 학원 목록을 찾아볼 수 있다.

 

그 중 나는 삼성 멀티캠퍼스에서 진행하는, 개발자 양성 수업을 들었다.

Java 를 먼저 배우는 수업이었다.  

수업은 2018년 1월달부터 시작했고, 6개월 과정이었으나 나는 5개월 째 스타트업에 취업해서 마지막달 수업은 듣지 않았다. 

 

국비지원 학원은 여러가지 장단점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제대로 소개해보고 싶다. 

또 어떻게하면 최대한 국비지원을 자신의 목적에 맞게 이용(?)할 수 있는지 알려드리고 싶다. 

 

수업을 듣는동안 나와 몇 명을 제외하고는 수업자체에 관심도 많지 않아 보였고, 수업 물을 흐리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어서 이부분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놀랍게도 컴공과 전공생들도 많았는데 졸업하고 바로 취업이 되지 않고 더 공부가 필요해서 왔다고 했다.

대부분 수업중 집중도 하지 않고, 숙제도 제대로 하지 않고서 나중에 왜 자기만 이해를 못하는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자포자기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아무튼 그래서 여러분들이 가질 수 있는 희망은, 전공생이라고 해서 더 잘하지 않고,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전공자보다도 더 실력있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여튼 나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선생님이 하시는 얘기를 전부 받아 적고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강의하시는 내용 하나 하나 제대로 이해하고 넘어가기 전에는 공부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코딩이 너무 재밌었다. 이렇게 재밌는걸 왜 이제 알았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워낙 묻고 따지는걸 좋아하는 나였기에 코드에 대해 묻고 따지다 보니 저절로 지식이 늘었고, 내가 내 힘으로 작은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게 재밌었다. 재미있어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처음 3개월동안은 거의 JAVA에만 매진했다.

OOP(객체 지향 프로그래밍) 개념을 배우고, 데이터가 어느 메모리에 저장되는지, 클래스, 상속 개념 등을 배우고 이제 슬슬 자바가 손에 익는다 싶을 때쯤 웹 프로그래밍으로 넘어가서 HTML, CSS, Vanila JavaScript 를 배웠다. 

지금생각해보면 이때 배운것들이 아주 기초적인 개념수준의 내용이었지만, 취업 시 도움이 많이 됐다. 

국비지원 중에는 분명 성의 없이 건성으로 가르치시는 선생님들도 있지만,

열정적으로 개발자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선생님분들도 많이 계신다.

따라서 학원선택 시에는 반드시 후기를 찾아보고 선택할 것을 추천드린다. 

 

수업은 6개월 동안 진행되는 것이었지만,

나는 5개월째부터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대기업보다도 일단 경력을 쌓기로 결정했다.

나의 목적은 한국에서 사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일단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했다.

한국에서 아무리 대기업을 나와도, 차후 한국에서 일할 계획이 아니면 크게 의미가 없다.

개발자는 한국이 박봉이고 개발자시장이 인력시장과 같다는 우스개 말이 돌았을 정도로 대기업/ 알아주는 중견기업이 아니면 처우가 좋지 않다.

지금 캐나다에서 내가 개발자로 받는 연봉이 그때 한국에서 받았던 연봉 3배 가까이 되기 때문에...😋

이렇게 미리 방향을 잡은것에 후회가 없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외주를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에서 인터뷰를 봤고, 생각보다 쉽게 취직이 되어서 바로 다음주부터 일하겠다고 했다. 

 

이 때 아무리 내가 경력이 급하다고 해도, 더 잘 알아보고 취업을 했어야 했는데...

(왜 그렇게 빨리 취직이 됐을까? 왜 다른 회사는 알아보지 않았을까?)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나와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다음글에선 나의 첫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로 일한 얘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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