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자이너, 캐나다 개발자가 된 이야기] (2) 미국에서 디자이너직을 구하다.

[한국 디자이너, 캐나다 개발자가 된 이야기] (1) 취업하기 싫은 디자이너

[한국 디자이너, 캐나다 개발자가 된 이야기] (1) 취업하기 싫은 디자이너

 

전편에 이어서 작성하겠습니다.

 

계속 되는 취업 실패에 우울의 늪에 빠져있다가, 이왕 인터뷰도 계속 떨어지는거,

어릴 때 해외경험이나 해보자는 심정으로 미국 유학을 알아봤다. 🇺🇸✈️

 

이 때 어떻게 기회가 닿아서, 거의 도망치듯 미국으로 갔다. 

미국에 가기 전에 영어과외와 알바를 하던 게 있었는데,

이 때 도망가려고, 알바로 모아놓은 돈을 다썼다.

 

울며 겨자먹기로 비행기티켓을 예매하던 날, 부모님의 "영 탐탁치 않아" 하시던 눈빛이 기억난다...

 

그렇게 도착한 뉴욕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멋있었다. 

대도시의 떠들썩한 분위기에 나도 같이 들뜨는 것 같았다. 

 

뉴욕은 언제나 활기차고 재밌는 일로 가득했다.

 

그리고 어떻게 어떻게 해서 뉴욕 근처의 작은 회사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을 구했다. 

이때 미국 인턴십 전형으로 알게된 회사였는데 한인회사였고,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회사였다. 

 

하지만 일이 힘든 것과 별개로 또 다른 어려움이 있었다. 

아무리 해도, 
"어떻게 하는게 잘 하는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선배 디자이너는 척척 뽑아내는 포스터를 나는 간신히 만들었고

어떨 때는 칭찬받고, 어떨 때는 꾸중 받았는데 그 기준이 뭔지 감을 못 잡겠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때 확실하게 알았다 디자인이 정말 적성이 아니라는거. 

 

일하는 게 너무 괴로웠다. 

하루에도 몇 번씩 회의감이 들었다.

포토샵 일러스트 다루며 가슴이 타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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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말하길,

"일하는 데 적성이 어딨어, 다들 하기 싫어도 돈 벌어야하니 하는 거지."

라고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일하는 데 적성은 분명히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어떻게든 하게 된다면 그것도 적성에 맞다고 볼 수 있다. 

내 경험상 정말 적성에 안맞으면 다들 결국에는 자기에게 맞는 직업을 찾아 가더라.

 

 

 

하여튼, 이 때 이 길이 확실히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다시 생각났다. 코딩.   

어쩌면 시원하게 프로그램이 executed 될 때의 성취감을 맛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

 

그렇게 일 끝나고 석양이 드리우는 저녁 나는 뉴저지의 도서관으로 두번째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가끔 뉴욕이 그립다. 여행으로든 인턴십이로든 뉴욕은 꼭 한번 방문하는 걸 추천드린다.

 

무작정 프로그래밍, 알고리즘 관련 책을 찾아 읽었다. 👩🏻‍💻

나름 검색해서 알고리즘이 중요하다는 걸 알아서, 인터뷰 알고리즘 문제들을 풀어봤다. 

컴퓨터에 개발환경 세팅은 아직 어려워서, 책을 읽으며 손으로 문제를 풀고 기본 개념들을 공부했다. 

 

그리고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포기와 우울이라는 물에 젖은 종이에 조금씩 불을 붙여가듯,

꿈과 목표가 돌아왔다. 

 

나는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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