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랭리 한국식 중국집 맛집, 양장피 맛집, 목란

 

나는 밴쿠버에 살면서 가끔씩 한국이 미치도록 그리워질 때가 있다. 

 

한국을 떠나면서 다시는 한국 그리워하는 일 없을거다라고 호언 장담한게 엊그제 같은데, 

막상 한국을 떠나서 쌀쌀한 바람이 부는 밴쿠버에 살고 있으니 

종종 한번씩 그리움이 몰아닥친다. 

그럴때마다 항상 향수병을 달래기 위해 하는 첫번째는 당연히, 한국음식먹기다. 

 

그리고 나의 경우는 이상하게 너무 먹고 싶은 음식이 한국에서 "중국집" 이라 부르는 식당 음식이다.

 

한국에서 우리가 그렇게 부르지만 오히려 해외에 나와서 "중국집" 을 찾으려면, 

한국식 중국 식당을 찾아야 한다. 

 

나는 어려서부터 중국집에 가면, "중국"집이니까 당연히 중국음식이겠거니 생각했었는데, 

막상 중국엔 이런 음식이 없고 이런 음식은 "한국식 중국집" 으로 찾아야 한다는게 아이러니하다. 

그래서 캐나다에서 가끔씩 한국이 그리울 때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가 중국집 음식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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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짜장소스와 먹는 볶음밥이 좋았다.

 

 

보통 한국에서 이사하거나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할 때 먹었던 짜장면, 짬뽕도 좋지만, 

나는 3달 전부터 벼르고 먹고 싶은게 있었다. 

바로 중국집 음식중에서도 나름 비싼, "양장피"! 

 

알싸한 머스타드 소스에 코가 알싸해 지는 그 맛과 꼬들꼬들한 해파리, 야채와 소스가 어우러진 그 맛이 너무 그리웠다.

밴쿠버에서 양장피를 먹기가 너무 힘들다. 

보통 짜장면, 짬뽕을 먹고싶으면 보통 다운타운에 중원을 간다. (중원의 탕수육은 바삭계의 탑이다.)

 

그런데 양장피를 먹으려면, 조금 더 노력을 해야한다. 일단 다운타운에는 양장피를 잘하는 집이 없다.

아예 양장피가 메뉴에 없는 집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달 쯤 랭리에 양장피를 잘하는 집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시간이 날때까지 벼르고 벼르다 드디어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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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곳은 바로 랭리의 "목란"이다. 

 

깔끔한 인테리어.

 

가게 자체가 상당히 깔끔했고, 인테리어가 살짝 중후? 하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깨끗하고 단정해보여서 마음에 들었다. 

손님들은 당연히 전부 한국사람이었다. 

남자친구는 이제 자신이 혼자 외국인인 상황이 적응이 된 듯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잘 적응했는데?)

 

자리에 앉아서 제일 처음 느낀건 서비스가 너무 좋았다는 것이다. 

직원분들, 서버분들 다 너무 친절하시고, 하나하나 세세하게 챙겨주려고 하셨고, 

특히 우리가 양장피를 주문해서 테이블이 좀 작을 것 같으셨는지, 

나중에 더 넓은 자리가 나왔을 때 우리에게 더 넓은 자리로 가시라고 권하고, 자리 바꿔주실 정도로 친절하셨다. 

 

이렇게 친절함에 일차 감동, 

그리고 주문한 양장피가 나왔을 때 그 어마무시한 양과 맛에 2차 감동했다. 

 

 

 

머스타드 소스에 콕!

 

 

너무너무 먹고싶었던 양장피! 

젓가락에 각종 채소와 새우를 올리고, 머스타드 소스에 콕 찍어서 입에 넣으니 

알싸한 매운맛과 함께 달달한 춘장같은 특유의 맛이 향기롭게 퍼졌다. 

이 맛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머스타드때문인지 그리움 때문인지 눈에 눈물이 핑 도는 느낌이었다. 

 

양장피를 먹는 순간 만큼은, 

중학교때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양장피를 처음 먹으며,

어른들은 왜 이렇게 맛없는걸 먹냐고 철없이 투정부리던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역시 음식만큼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이 없다. 

 

처음 먹는 생소한 음식을 여자친구의 향수병을 달래준다는 명목으로 다른 메뉴 굳이 시키지도 않고,

예쁘게 잘 먹어준 남자친구에게도 고마웠다. 

 

이 날 밴쿠버의 겨울 날씨는 너무 차가웠지만 마음은 너무 따뜻했다.

다음에 또 양장피병이 도지면, 다시 방문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