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한국의 직장생활 차이점. 개발자로서 캐나다에서 일하면서 느낀 한국과의 다른 직장 문화.

"저 퇴근해봐도.. 될까요?"

"흠.. 이거까진 끝내고 가주셨음 합니다."

 

 

야근하는 개발자, 하지만 저렇게 어둡게 있지는 않는다.

한국에서 직장생활하면서 자주 들은 말이다. 그리고 이 말을 들은 시간은 언제였을까?
호기롭게 퇴근하기 30분 전?
혹은... 5분전?
아니지, 퇴근시간 한참 넘긴 7시에 짐을 챙기려 일어나니 들은 말이다.

심지어 그 전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왠만하면 평일 오후 약속을 안잡으며, 야근수당 안받으면서도 나름 "개념 신입" 으로써의 입지를 다지고자 했던 나, 그동안의 노력이 짜게 식는 느낌이 드는 그날, 나는 어쩌면 미리 마음속으로 캐나다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캐나다에 온 지금.

나에게는 캐나다의 직장생활이 훨씬 맞는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요즘은 내가 그동안 자진해서 해왔던 노예생활(야근 생활)이 정말 일도 의미없음을 알게되었다.
돈 안 받고 야근하던 시간으로 저녁에 자전거를 타거나 생산적인일을... 항상 하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힘없이 축 늘어져서 신세한탄하고 뒹굴뒹글할 시간이라도 벌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나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올려주었다. 문론 각자의 취향과 문화에 따라 장단점이 있으니 고려해서 읽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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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2년, 미국에서 1년, 캐나다에서 1년차 개발자로 접어드는 내가 느낀 각 나라에서, 특히 캐나다와 한국의 직장 문화 단점과 장점.

나는 현재 캐나다 회사에서 개발자 /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을 하고 있다.
한국과 캐나다의 직장 생활의 다른점을, 보기 편하게
순서대로 나열해보고자 한다.

1. 한국: 직장 내 서열 문화 vs 캐나다: 직장 내 사람문화.

 

"00씨, 표정이 왜 그렇게 안좋아요, 집에 무슨 일 있어요? 그래도 부장님 앞에선 웃는 얼굴 자주 보여주세요~”

한국은 직장 내 서열문화가 있다.
그리고 한국 직장생활에서 뜨끈히 오래 몸담지 않은 사람이라면 절대 모를, 그리고 자주 놓칠 무언의 규칙들이 있다. 심지어 나는 그나마 "자유로운 분위기" 라는 IT 회사, 스타트업에서 근무했는데도 그놈의 눈치.. 눈칫밥 먹던 것 잊지 못할거다. 특히 나에게 커피 타는 걸 요구한 상사도 있었다. 나는 엔지니어인데, 왜 내가 손님 시중을 들고 있는지 의문이었다.

문론 내가 먼저 호기롭게 나서서 손님 대접을 해드릴 수는 있지만, 마치 이것이 나의 직업인 양 당당하게 그것을 요구하는 자세가 나에게로 하여금 회의감을 들게 했다.

그리고 나는 단지 표정이 안좋았다 이 이유 하나만으로 나중에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한국의 직장에선 종종, 세세한 부분들까지도 조심해야 하고, 조금만 눈밖에 나면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십상이다.
내가 어렸을 때 외국에서 살다와서 그런지 몰라도, 이런 어른들과 상사들에게 지켜야 하는 "예의 범절"이 내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세밀하며 솔직히 쓸데 없다고 느꼈던 적이 많다. 그리고 자신이 "서열" 이 높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래 직원들에게 텃세 부리고, 무례하게 행동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사회 생활이란 다 그런거지" 라는 명목 하에, 거의 "당연히 참아야 하는 것" 으로 받아들여 지곤 한다.

상사도, 후배직원도, 다 같은 동료이다.

반면 캐나다에서는,
욕설, 폭행이나 성희롱 등의 부당대우를 당하면 가해자는 바로 회사에서 퇴출된다.
엔지니어에게 커피를 타라고 시켰다간 "내가 그걸 왜 하죠?" 라는 답변이 돌아올 것이고, 그런 질문 자체가 절대 나올 수 없는 구조이다.

상사와 직원, 동료들 모두 자신에 대해 주어지는 기대치는 오직 근로 계약서에 명시된 그 의무 하나 뿐이며, 그 이상은 요구할 권리가 아무에게도 없다는 것을 다들 잘 알고 있다. 만에 하나 업무에서 벗어나는 일을 요청한다고 해도, 요청하는 당사자는 정말로 미안해 하며, "너가 하고 싶지 않으면 당연히 거절해도 된다" 라는 선택권을 반드시 줘야 한다.

만일 이런 일이 지켜지지 않았을때, 혹은 상사에게서 막말이나 폭언, 성희롱 등 부당대우를 받았을때 HR부서에 얘기하면 그사람은 바로 회사 내 부적절한 사람으로 낙인찍히고, 정당한 처우가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캐나다에서는 "우리는 윗사람이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서 아랫사람을 착취하는 것을 절대 두고보지 않는 정의로운 집단이다." 라는 프라이드가 강하기 때문이다. 문론 이를 뒷받침해 주는 법도 강력하다.

하지만 한국에도 마찬가지로 직원을 보호해주는 법이 있지만, 내가 한국에서 살 때 체감상 그 것을 권장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이는 결국, 문화의 차이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자신의 문화가 어느 쪽에 더 맞는지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문화 차이를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한국: "개인의 이익과 개성을 조금 무시하더라도 집단의 화합을 추구"
미국: "집단보다도 개개인의 이익과 개성을 추구"
캐나다: "집단의 화합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행복/ 권리가 절대 침해 당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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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국: 타인의 삶에 초초관심, 오지랍.. vs 캐나다: 무관심.

 

한국: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남자친구/여자친구 는요? 결혼 하셨어요? 어디 사세요?

캐나다: 입사한지 1년, 아무도 내 나이를 몰라.

한국 회사에 가면 공통적으로 오는 질문들이 있다. "나이, 연애 유무, 사는 곳" 등등 ... 특히 나이는 절대 빠지지 않는 질문 요소중 하나이다. 내가 한국 직장생활 중 가장 곤란했던 것은, 사람들이 다짜고짜 개인적인 질문까지도 서슴없이 던진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00씨는 살만 좀 빼면 엄청 얼굴이 피겠다" 나, "00씨는 자주 밖에 나가야 연인도 만나고 하지." 이런 지극히 사적이고 예민한 부분에 대한 가차없는 "평가질" 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것을 가하는 주체자는 보통 무엇이 잘못인지 모른다. 결국 뭔지 모를 찝찝한 느낌속에서 회사 동료라는, 상사라는 이유로 계속 관계를 이어나가게 된다.

직장생활에서 이러한 사적인 질문들이 자제되어야 하는 이유는, 직장에서 사람들은 업무적인 일로, 계약서로 맺어진 관계이고 업무 외적인 일로 평가 받거나 그것이 업무보다 더 중점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서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1 년이 지났는데도 아무도 내 나이를 모른다. 다들 관심도 없고, 그리고 나이를 물어보는 것이 남녀 노소 누구나에게 무례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사적인 질문들이 자주 오가지 않는다. 남친/여친의 유무도 다른 사람 알바 아니고, 특히 외모에 대한 지적은 아주 무례한 사람으로 단순간에 낙인찍힐 수 있는 정말 해서는 안될 말이다.

나는 이런 문화가 마음에 들었다. 우선 다들 내 나이를 모르니 나이에 대한 무례한 언급이 나올 수가 없었고, 그리고 "이제 결혼 해야지" 같은 초초무례한 말은 당연히 절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이것에 대해 당연히 "그건 무례한데요" 라고 지적할 수 있는, 한국에서는 "예민함, 이기적" 으로 불렸던 나의 개성을 당연하게 지킬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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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 회식 문화 vs 캐나다: 가족 우선, 워라벨 우선

 

짠 ! 2차 당연히 가실거죠?

요즘은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아직 회식문화는 뿌리 뽑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회식을 좋아하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술도 못하고, 일 끝나면 집에서 친구들과, 연인과 시간 보내는게 더 소중한 나로써는, 2차, 3차... 로 이어지는 회식이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캐나다에서는 회식이 없다. 있어도 팀 빌딩 모임으로 주로 점심시간이나 팀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팀원들이 가능한 시간에 진행되며, 2차, 3 차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있다고 한다면 1차 술, 2차 버블티 정도로나 할까...

 캐나다에서는 가족과의 시간을 중시하기 때문에, 그 시간을 회사에서 뺏어간다는 것을 꺼려한다.
아이가 있든, 없든 정시간에 퇴근하는것이 당연하고, 아무리 "친목도모"의 이유에서의 회식이라도, 직원에게 그 직원이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뺏는 것은 회사입장에서 "미안한 일" 이기 때문에, 항상 서로의 의견과 참가 가능 여부를 물어서 진행되고 이 때에 직원은 당연히 가지 않겠다고 말할 권리가 있으며 직장에서 밉보일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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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 그래도 김대리가 정이 있는데 자를 순 없지. vs 캐나다: 오늘 부로 계약 종료입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갑작스런 실직은 여러모로 곤란스런 일이다.

자 지금까지 캐나다 직장생활의 좋은 점만 얘기 했다면, 캐나다 직장에서도 무시무시한 문화가 있다. 이는 거진 북서부 지역 회사라면 공유하는 문화인데, 회사에 도움이 안된다고 결정날 시에, 가차없이 해고당하는 문화이다.

한국에서는 오래 회사일을 해, 부장, 차장 자리를 단 분들이 하루아침에 가차없이 해고당하는 일이 드문 것 같다. 왜냐면 "정" 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해고라는 것이 회사선에서는 상당히 꺼려지는 선택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업무에 발전이 없어도, 사람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회사에 남아있는것이 가능하다. 해고를 해야할 마땅치 못할 이유가 있는경우, 회사는 예의를 차리고 기한을 주며, 적어도 "해고"에 문제에 대해서는 끈끈하게 정을 발휘하는 것을 봐왔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내가 아무 통지도 받지 못했더라도 하루 아침에 해고당할 수 있다. 아무리 사람이 좋아도, 관계가 친해도, 업무적으로 기대치에 맞추지 못하면 당장 다음날 잘릴 수 있다.

이에 대해서 내가 겪은 일화가 있다.

나의 동료였던 H 씨는, 어느날 아침 갑자기 자신의 Github 계정이 회사 그룹 계정에서 탈퇴되었다며 그룹챗에서 "왜 내 계정이 삭제되었지?" 라고 질문했다. 그리고 갑자기 그룹 계정에서 삭제되어서 더이상 그사람과 대화를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곧, "H 은 우리랑 이제 일하지 않게 될거야" 라는 회사 공지를 받았다.
H 은 그동안 동료들과 사이 좋게 지내왔고, 다만 일에 진전이 없는 문제로 상사와 조금 마찰을 빚은 적이 있을 뿐이었는데, 미리 해고 통지도 없이 하루아침에 "해고, 차단" 당한게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국회사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렇듯 겉으로 웃고, 예의 차리면서도 뒤돌아서면 차가운게 캐나다 직장문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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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캐나다와 한국의 직장생활을 비교해 봤다. 읽는 분들에게 자신의 성향과 가치관을 생각해서 만일 자신의 가치관이 현재 한국의 직장에서 맞춰지고 있지 않다면, 캐나다도 고려해 보시길.